게임 개발 동아리 팀에서 메일을 사용한 경험

Posted on July 5, 2016 by 주형
Tags: 게임개발

게임을 만들 때 많은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대화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좋죠. 하지만 사무실이 있는 게 아닌 만큼 매일매일 만나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혹은 방학동한 고향에 내려가서 작업을 하는 친구들도 있죠. 저도 회사에 다니면서 퇴근 후 취미로 개발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도구들을 사용해서 보완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동아리 프로젝트들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동아리방에서 모였습니다. 그 외에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 경우엔 카톡을 사용했죠. 카톡은 좋은 도구입니다. 이미 핸드폰에 카카오톡이 깔려 있습니다. 익숙해서 새로 배울 필요도 없구요. 답장도 빠르게 대답해줍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끝까지 카톡만을 사용하면 몇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카톡 회의로 결정한 내용을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인공이 1명만 나온다고 결정했다가, 나중에 여유가 있어서 캐릭터 3개를 골라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결정했다고 생각해봅시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이 완벽한 게 아니라서 작업하는 프로그래머는 1명에 대해서만 코드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아트 담당은 캐릭터 3명을 다 그렸는데 말이죠. 이런 상황이 늦게 발견되면 작업한 그림이 게임에 못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트담당이 매우 슬퍼합니다. 이외에도 의사소통이 잘못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극악무도한 상황은 매우 많습니다. 안정적인 프로젝트를 위해선 프로젝트원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데스위시 플젝을 할 때는 구글드라이브 문서를 사용했습니다. 정해진 기획 사항, 버그 리스트, 일정, 회의록 등을 구글드라이브 문서로 저장해서 관리했습니다. 파일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빌드한 게임 실행파일같은 큰 파일을 공유해야할 때도 쓰기 편했네요.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 외에도 메일을 사용했습니다. 구글 그룹스를 사용해서 프로젝트 메일링 리스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 동안 총 233개의 메일 쓰레드가 만들어졌습니다. 논의하고 싶은 내용으로 쓰레드를 만들고, 각자 작업한 걸 올려 피드백을 받고, 설문조사나 요구사항들도 받고, 진행상황을 추적하고, 유용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생각외에 얻는 효과로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을 때도 전달이 편했습니다. 메일 자체에 포워딩 기능도 있었고, google groups 웹 페이지에 가면 해당 메일링 리스트로 온 메일들 목록이 쭉 나열되서 전부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었다면 도입비용과 관리비용이 꽤 들어갔습니다. 참조를 넣는 법, 받을 사람을 고르는 법, 어떤 경우에 답장을 달아야하는가, 어떤 경우에 쓰레드를 나누어서 새로 이야기를 해야하는가 같은 부분에서 팀원들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메일 특성상 카톡에 비해 확인이 늦습니다. 중간에 이야기가 막힌 쓰레드들을 찾아서 어떻게 결론을 지을 건지 일일이 체크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프로젝트 당시 저는 실질적인 작업을 하지 않고 팀 관리와 코드 리뷰만 진행했습니다. 10명이 넘는 팀원이었기에 작업을 할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랬기에 새로운 툴들을 써보고 거기에 시간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던 거 같네요.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검색할 때 같은 의미의 용어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써서 검색할 때 조금 불편한 게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메일을 쓴다면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정해서 태그같은 형식으로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정리하자면, 팀원이 많고, 실시간 의사소통이 힘든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메일을 사용했습니다. 장점도 단점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프로젝트 끝까지 갈 썼네요.

글 쓸 때 도움을 주신 윤성, 승우, 지윤 감사합니다.